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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화선의 자리매김
한국의 교종과 선종
교종은 불교 경전과 석가모니(싯다르타)의 가르침을 중시하는 불교 교파이다. 이에 반해,
선종은 이론이나 지식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진리는 단번에 깨우치는 것(돈오)임을 강조하고 참선 수행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진리에 도달하는 것(견성성불)을 중시한다.
한국에서는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경전과 함께 교종이 유입되어 통일신라시대에 의상대사의 화엄종을 필두로 꽃을 피우다가 신라 하대 이후 쇠퇴하였고, 선종은 신라말에 중국 당나라로부터 들어와 고려초에 흥하였다가 무신정권을 계기로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조계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조계종의 성립과 조사선 - "이 뭣고?" 종단(Who is it?)
고려후기 보조국사 지눌은 정혜쌍수, 불립문자, 돈오점수 등을 주창하면서 선종을 중심으로 교종을 통합하여 조계종을 창시하였다. 조계종은 중국 선종 제 6조인 혜능에서 신라 말 구산선문(5교9산의 9산)으로 이어지는 선법을 이어받은 종파라고 할 수 있다.
조계라는 명칭은 혜능을 가리키는 말인데, 그가 조계산의 보림사에서 선법을 전했기 때문이다. 육조 혜능 선사는 모든 사람이 본래 지닌 자성(법성)을 직시하여 바로 그 자리에서 단번에 깨치는 돈오 견성을 천명하였으며, 수행의 방법으로 조사선의 기틀을 잡았다. 조사선이란 깨달음을 완성한 역대 조사들의 법문을 참고하여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법을 말한다. 이후, 한국의 선은 이와 같은 돈오(진리를 단번에 깨우치는 것)를 체험케 하는 최상승 수행법인 조사선과 묵조선 그리고 간화선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한국 선의 주류, 간화선
오늘날 한국의 선의 주류는 간화선이라고 할 수 있다. 간화선은 중국 남송대의 대혜종고 선사가 묵조사선의 무사안일한 적정주의에 빠진 당시의 상황을 개탄하고, 여기에 대한 수행 방법으로 당대 조사선 종장들의 법거량과 선문답을 정형화시킨 공안을 통하여 의심되어진 화두를 참구토록 하면서 형성되었다.간화선은 붓다와 조사스님들의 깨달은 기연과 상대방을 깨닫게 한 인연 등이 기록된 것들 중에서 하나(화두)를 선택해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깊숙히 파해처 가는 가운데에서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는 수행법을 말한다.화두에 대한 참의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 화두를 타파함으로써 견성성불 하는 것이 간화선이다.
간화선의 대중화, 생활선
서옹스님의 법문에서 따르면, 일반 대중들도 얼만든지 생활속에서 화두참선을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화두도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일상 생활속에서 부딛히는 의문에 대하여 부단히 그 답을 찾아가는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본성을 바로보고 진리를 깨칠 수 있다고 한다. 현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인 진제 대선사도 법문에서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는 어떤 것이 참나던고? (What is your true self before you were born?)" 라는 화두를 가지고 길을 걸어 때나 일을 할 때나 밥을 먹을 때에도 끊이 없이 의심해 나가다 보면 어느 한순간 그 화두가 산산조각 부서지면서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활선을 강조한다.
간화선의 세계화
이처럼 한국에서 생활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간화선은 이젠, 한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서방 세계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동양문화의 정수인 한국 간화선을 통하여 개인의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간의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를 이루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는 현재 많은 세계 종교 지도자들 및 정치 지도자들에게 하나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